가슴속에 가장 깊이 남은 도시 _꾸이린(桂林）
어떤 기회로 꾸이린에 한동안 머물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한가운데 서서 쭈욱 뻗은 아스팔트길 끝을 바라보면 높다란 산이 뚝 가로막아 서있는것입니다. 그리고 번화한 보행가 바로 곁으로 전설속에 바닦까지 보인다는 리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도심 한가운데 큰 강과 큰 산이 있으니 많이 신기했습니다.
꾸이린은 관광도시로 유명한데 세계각지에서 몰려오는 관객으로 ,길거리에 나서면 각종 피부의 사람들을 볼 수 가 있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고 어디를 가나 녹색이 우거지기에 계림이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은 아름답고 조용하고 여유로왔습니다.
이 고장의 병풍같은 첩첩중산이나 가지각색의 특산에 대해서는 각종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기에 더 소개하지 않으렵니다.
제가 말하고저 하는것은 이 고장의 사람들입니다.
처음 꾸이린에 왔을 때 저는 길거리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자그마한 바구니에 달래, 민들레를 듬뿍 담아 파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 하면 제가 살던 고장은 중국의 제일 북쪽이라 할 수 있는데, 중국의 가장 남쪽인 꾸이린에서도 우리 조선민족이 즐겨먹는 이런 들나물들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ㅎㅎ 혹시 제가 우물안의 개구리라 웃을수 도 있겠지만 이것은 그 당시 저의 진실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고장에는 쫭족을 비롯한 여러 민족 인민들이 공동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향언니께 들은 말에 따르면 이 고장에는 여성분들이 생활속에서 더욱 강인한 면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몸보다 몇배나 큰 나무짐을 메고 산을 오르내리며 그 돈으로 아이의 학비를 마련해주고, 아침시장에 광주리를 메고 나오는 할머니를 봐도 왜소한 몸매였습니다. 그분들이 많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가격도 싸고 신선하게 공급이 잘 되어서 좋았었고. 또한 이 비가 많은 이 곳에는 옥탑방에 올라서면 때론 손을 들면 구름에 손이 닿을듯 하여 그 느낌은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서는 이해가 안될겁니다.
또한 제 인생에서 시간이 흐름을 잊고 잠간 행복했던 한 시기였다면 영낙없이 꾸이린에 잇었던 그 몇개월일겁니다.
비방울 떨어지는 계화나무숲아래를 지나며 "a better day"를 듣던 소녀시절도 인젠 8년전이군요.
꾸이린은 계화나무가 가로수이였습니다."8월이면 계화꽃향기 온누리에 퍼지네"란 노래가 있지만, 제가 꾸이린을 떠날 때가 4월초라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꾸이린을 생각할때마다 은은한 계화꽃향기가 가슴속에 와닿는듯 하여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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